휴대폰 앨범 속에 잊힌 사진 한장 이야기를 나눠볼까한다.
우연히 다시 마주친 오래된 사진
며칠 전, 무심코 휴대폰 앨범을 정리하다가 오랫동안 잊고 있던 사진 하나를 발견했다.
그 사진은 3년 전, 봄비가 내리던 날 찍은 것이었다.
잊고 있었던 장면이 사진 속에 고스란히 살아 숨 쉬고 있었다.
화려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사진이었다.
흐릿한 하늘, 젖은 도로, 그리고 그 위를 급히 걸어가는 나의 그림자.
그저 비 오는 날의 스냅샷일 뿐인데, 그 순간을 다시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다.
그때의 감정까지 고스란히 떠오른다.
축축한 공기, 빗방울 소리, 코끝에 닿던 봄의 냄새.
사진 한 장이 이렇게 많은 기억을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아마도 그 사진은 단순히 '장면'이 아니라, '감정'을 담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의 일상은 너무 빠르게 흘러간다.
그래서 그때는 중요해 보이지 않았던 순간들이,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얼마나 소중했는지 알게 된다.
휴대폰 앨범 속에 잊힌 사진 한 장이 그걸 깨닫게 해주었다.
사진이 담고 있는 것은 풍경만이 아니다
사진은 흔히 '풍경을 기록하는 도구'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순간의 '감정'과 '상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발견한 그 오래된 사진은 단순한 비 오는 거리의 모습이 아니었다.
당시 나는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었다.
직장을 옮길까 말까, 새로운 도전을 할까 말까 고민하던 시기였다.
비를 맞으며 걷던 그날, 나는 수없이 많은 생각을 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조금 두렵더라도, 새로운 길을 선택해보자.'
그 결심을 하던 순간의 떨림과 두려움, 그리고 작은 용기가 그 사진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사진은 결국 '기억의 저장소'이다.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그때의 나, 그때의 마음, 그때의 상황까지 함께 담고 있는 소중한 기록이다.
그래서일까.
그 사진을 다시 보면서, 나는 지금의 나에게도 응원을 보낼 수 있었다.
"그때도 잘 해냈잖아. 이번에도 잘할 거야."
사진은 과거를 기록하는 동시에, 현재를 위로하고, 미래를 격려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한 장의 잊힌 사진이, 내게 또 하나의 작은 용기를 주었다.
흘러간 시간 속에서도 빛나는 순간들
휴대폰 앨범을 넘기다 보면, 무수히 많은 사진들이 나온다.
가끔은 너무 많아서 정리하기도 귀찮고,
'이걸 왜 찍었지?' 싶은 사진들도 수두룩하다.
하지만 그 속에도 분명히 빛나는 순간들이 숨어 있다.
예를 들면 친구와 웃으며 찍은 셀카, 엄마가 만들어준 밥상 사진,
평범한 주말 산책길에 찍은 풍경들.
그 당시에는 별거 아닌 것 같았던 장면들이,
시간이 지나고 보면 보석처럼 빛난다.
특히 나를 울컥하게 만든 사진이 하나 더 있었다.
오래전 강아지와 산책하던 사진.
지금은 무지개다리를 건넌 아이였기에, 그 사진을 보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그날 찍었던 흔들린 사진, 웃으며 뛰어가는 모습.
그 모든 것이 너무 소중하고 사랑스러웠다.
우리는 종종 '특별한' 순간만 기억하려고 한다.
하지만 진짜 소중한 기억은 오히려 일상 속에 숨어 있다.
특별하지 않기에 더 따뜻하고,
평범하기에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
앨범 속 잊힌 사진들은,
그런 평범한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주는 고마운 존재다.
다시 사진을 찍고, 다시 오늘을 기록하기
잊힌 사진을 다시 발견하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요즘은 사진을 잘 안 찍는구나.'
예전에는 사소한 것도 열심히 찍고,
하루하루를 기록하려 애썼다.
하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별일 없다는 이유로,
점점 셔터를 누르는 일이 줄어들었다.
사실 매일매일이 특별할 필요는 없다.
그냥 커피를 마신 아침,
조용히 걷던 퇴근길,
창밖에 내리던 첫눈 같은 것들.
그런 순간들을 담아두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는 걸,
잊힌 사진 한 장이 다시 깨닫게 해줬다.
그래서 오늘부터 다시 사진을 찍기로 했다.
특별하지 않아도 좋다.
흔들려도, 어설퍼도 괜찮다.
지금 이 순간의 나를, 내 일상을,
소중히 담아두기로 했다.
언젠가 또 시간이 지나고 나서,
오늘 찍은 이 평범한 사진들이
가슴 뭉클한 추억이 되어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