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왜 그렇게 유명한 ‘심리 기술’이 되었을까? 그런데 정작 통하지 않는 이유를 알아보겠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 말은 2001년 미국의 심리학자 켄 블랜차드의 동명 저서 제목이자,
‘칭찬의 힘’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표현이다.
우리는 살아가며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다.
심리학자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이론에서도
‘존중의 욕구’는 인간이 성장하며 반드시 충족하고 싶어하는 단계로 소개된다.
타인이 나의 가치를 알아봐 주고,
나의 존재가 소중하다고 느껴질 때
우리는 더 열심히 살고, 더 힘을 낼 수 있다.
그런 이유로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칭찬으로 지도하라 하고,
회사에서는 직원들의 성과에 피드백을 아끼지 말라 한다.
누군가 나의 노력을 인정해 주는 말 한마디가
정말로 마음을 뜨겁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 칭찬을 들었는데, 왜 나는 별 감흥이 없을까?
오히려 어색하고 민망하거나,
'그냥 하는 말이겠지' 하고 넘기게 될까?
칭찬은 왜 어떤 사람에게는 동기부여가 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오히려 불편함이 될까?
칭찬이 나에게 안 통하는 진짜 이유
첫 번째 이유는 자존감과 관련 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타인의 평가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칭찬을 들었을 때도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괜히 기분 맞춰주는 거 아냐?"
하는 의심이 먼저 떠오른다.
자존감이 낮으면,
스스로의 가치에 확신이 없기 때문에
칭찬이 들어와도 그것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두 번째 이유는 내면화된 자기비판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칭찬보다 지적이나 비교를 많이 받았던 사람은,
칭찬에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누군가의 긍정적 피드백이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더 도드라지게 느끼게 한다.
"아니야, 나는 그 정도가 아닌데…"
"실수도 했는데 왜 저런 말을 하지?"
세 번째 이유는 칭찬 방식과도 관련이 있다.
‘잘했어’, ‘대단하네’ 같은 일반적 칭찬은
실제로 진심처럼 들리지 않을 수 있다.
칭찬을 진심으로 느끼려면
구체적이고, 맥락이 있는 피드백이 필요하다.
예:
❌ "보고서 잘했어." → 감흥 없음
⭕ "이번 보고서에서 문제 정리를 간결하게 잘해서, 이해가 훨씬 쉬웠어." → 공감 가능
칭찬이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선
‘나를 정확히 봐주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그게 없으면 칭찬은 그저 소음일 뿐이다.
칭찬이 불편한 당신은 이상한 게 아니다
칭찬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은 종종
자신을 이상하게 여긴다.
"왜 나는 기뻐하지 못할까?"
"다들 좋아하는 걸 나는 왜 싫을까?"
하지만 그건 전혀 이상한 반응이 아니다.
칭찬을 받아들이는 능력은
지금까지 살아온 환경과 관계 경험에 따라 달라진다.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은
칭찬보다 '고쳐야 할 점'에 더 민감하다.
스스로가 만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칭찬을 들으면
오히려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불안형 애착을 가진 사람은
타인의 말을 의심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은 날 좋게 보지만, 언제 마음이 바뀔지 몰라"라는 심리가 깔려 있다.
감정 표현이 억제된 문화나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칭찬이나 사랑 표현에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갑작스러운 긍정 피드백은 오히려 낯설고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칭찬을 잘 받아들이는 것도 일종의 ‘심리적 근육’이다.
익숙하지 않으면 당연히 어색하고 힘들 수 있다.
자신이 그런 반응을 보였다고 해서
절대 자책할 필요는 없다.
그건 단지 지금까지 '그렇게 배워온 방식'일 뿐이니까.
어떻게 하면 칭찬을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1.칭찬을 ‘정보’처럼 받아들이기
칭찬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려 하지 말고,
정보처럼 듣는 연습을 해보자.
"아, 이 사람이 이렇게 느꼈구나."
"내 행동이 이렇게 비춰졌구나."
그러면 부담 없이, 평가나 판단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2.‘아니에요’ 대신 ‘고맙습니다’ 연습하기
칭찬을 받으면 습관처럼 "아니에요", "별거 아니에요"라고 부정하지 말고
짧게 "고맙습니다"라고 대답해보자.
칭찬은 주는 사람의 호의이기도 하니, 받아주는 것도 일종의 배려다.
3.스스로를 먼저 칭찬해보기
남의 칭찬을 받아들이려면,먼저 내가 나를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 이것만 해낸 나, 잘했어."
작은 일이라도 매일 스스로를 칭찬해보는 연습이 도움이 된다.
4.진심 어린 칭찬과 얄팍한 칭찬 구분하기
모든 칭찬을 다 마음에 담을 필요는 없다.
겉도는 칭찬과 진심 어린 피드백은 구분된다.
진짜 따뜻한 말은
어느 순간 마음속 깊이 남는다.
칭찬은 결국 ‘소통’이다.
마음을 주고받는 따뜻한 교류이자,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의 일부다.